앨 범 소 개
〈Office〉는 일과 삶의 경계에서 태어난 작은 서늘함을 품은 데뷔 싱글이다.
박예나는 재즈의 여백과 블루스의 체온, 브리티시 팝의 선율 감각을 도시적 미니멀리즘으로 정리해, 사무실과 지하철, 야간 책상 같은 일상의 장면을 과장 없이 포착한다.
낮고 드라이한 보컬은 말을 길게 끌지 않고, 숨과 쉼표를 전면에 배치해 메시지를 또렷하게 남긴다. 편성은 군더더기를 덜어 훅의 기억성을 높였고, 리듬은 느긋하게 흔들리되 끝부분에 힘을 살짝 주어 담담한 체념을 위트로 바꾼다.
주제는 네 가지 얼굴을 갖는다: 출근 앞의 권태, 스스로를 향한 다정한 자조, 쉴 권리에 대한 소박한 선언, 그리고 텅 빈 통장을 바라보는 유머. 박예나는 이 감정들을 감상으로 흘리지 않고, 일상 언어로 단정히 눌러 담는다.
덕분에 〈Office〉는 퇴근길에도, 야근 뒤에도, 주말 오후의 늦은 커피에도 어울리는 “조용히 맴도는” 팝 재즈가 된다. 첫 인상은 담백하지만, 마지막 잔향은 오래 남는다—그 균형감이 곧 박예나라는 아티스트의 캐릭터다.